도서소개
머리말
발달장애의 이해와 공감을 출간하며
2015년 제70차 UN총회는 “Leave no one behind”라는 슬로건과 함께 2030년까지 전 세계가 달성해야 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하고 사람,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전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아마도 이 방향성을 한 문장으로 축약하면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며 이 다양성에는 민족, 국가, 성, 장애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한 사람의 성원으로서 함께하고 있지만 그들은 사회의 한 성원이라기보다는 소수자로 구분되어 오랜 세월 동안 주류 사회에서 분리되었으며, 이 분리 중심의 사회구조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삶을 모든 장면에서 더욱 확실하게 분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다양한 맥락적 요인들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다양성의 존중이 인류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가치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를 위해 다양성의 존중과 포괄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1981년 완전 참여와 평등이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한 UN 세계장애인의 해는 한국 장애인들의 삶을 변화시킨 전환점이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지난 50여 년 동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 변화들은 단기간에 삶의 변화를 가져온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분리 중심의 변화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낙인과 주류 중심 사회에서 차별구조를 만들어 장기적 측면에서는 이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한 측면들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6년 UN장애인권리협약 채택과 2009년 한국 정부의 비준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한 사람의 사회 성원으로서 존중하고 이들이 주류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편적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 협약을 비준한 15년이 지난 시점에도 분리 중심 정책의 차별구조는 여전히 남아있어 UN도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고 있으며 특히, 평등과 차별을 다루는 법원이나 검찰, 경찰을 비롯한 한국의 공공정책을 다루는 엘리트 집단들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다양성 감수성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함을 주지하고 있다.
지난 40여 년 동안 현장과 학교에서 관련한 많은 경험을 가진 저자도 한국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인 사항을 이야기할 때 항상 장애 감수성을 거론하는 것도 어쩌면 같은 시각일 것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정책과 훈련된 인력, 다양한 재활서비스가 있어도 이 정책과 인력, 서비스가 효과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이를 다루는 인력이나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감, 이해가 없으면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같이 장애가 독특한 특성을 가지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 같은 경험적이고 관련한 많은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이해당사자 집단들이 우선적으로 이들에 대한 감수성을 갖도록 하고자 한 것이 집필의 가장 큰 동기였다.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빈번하게 접촉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 집단들도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 것이 “나와는 다른 사람”, “동일한 특성을 가진 사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보고 동질화하고 집단화하려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완전하게 한 사람의 사회 성원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회의 구성원과 같은 개별성이 존중되어야 하며, 이 개별성은 도움과 자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사회 성원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로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제1부 발달장애의 이해와 제2부 발달장애의 공감이라는 주제로 제1부는 5개의 장, 제2부는 7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제1장은 발달장애의 이해로 장애가 보편적 관점으로 변화해 가는 상황에서 발달장애를 정의함에 있어 다양한 맥락적 요인을 어떤 차원에서 고려해야 하는지 실제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정신의학 편람, 실정법에서의 기준들을 예를 들어 집필하였다.
제2장은 발달장애와 낙인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낙인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이 과정에서 발달장애를 진단함에 있어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맥락적 요인들을 다루었다.
제3장은 발달장애의 탈시설화와 지역사회 통합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거주와 생활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인정하는 유럽과 미국 등의 관련된 판례와 탈시설 과정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탈시설 과정과 시사점을 정리하였으며 사회통합에 대한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의미와 시사점을 기술하였다.
제4장은 발달장애와 비용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한 사람의 사회 성원으로 완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장애로 인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포함한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직접비용과 사회구조적 차별로 인해 사회가 책임지게 되는 생산성 손실을 비롯한 세금 관련 등의 간접비용에 대해 제시하면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자립과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시사점을 기술하였다.
제5장은 발달장애와 자기결정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한 사람의 사회 성원으로서 당연히 자기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는 주체임에도 그동안 분리 중심의 구조에서 무시되고 소외되었던 상황과 이들의 자기결정을 지원하는 체계에 대한 미국, 영국, 호주의 예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제6장은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정책 이슈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 영역과 이를 보장 받기 위한 정책의 원칙과 정책 과정 등의 이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제7장은 발달장애인의 진로와 전환과정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낙인 해소와 지역사회의 한 사람의 성원으로서 참여하여 기본적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도 진로에 대한 탐색과 전환, 그리고 고용일 것이다. 이 장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진로 발달 단계와 전환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제8장은 발달장애인의 직업재활과 고용으로 제7장에 이어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고용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일반적인 유형별 직업적 특성과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다수 고용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9장은 발달장애와 성 이슈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성 발달은 같은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에 성에 대한 관점과 관련한 성 이슈, 그리고 이들을 위한 성 상담과 체계적인 성교육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10장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재활서비스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탈시설화 후 지역사회에서 완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의료적 서비스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재활서비스로 구분하여 집필하였다.
제11장은 발달장애인의 고령과 죽음으로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많은 선행 연구들이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조기 고령화와 수명연장을 이슈로 제기하고 있고 또한 질환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준비 등에 있어 자기 선택과 결정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주지하고 있는 사실들을 기술하고 있다.
제12장 발달장애 전문 인력과 리더십으로 한국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함에도 오랜 세월 동안 자선이나 케어 문제로 제한한 결과 사회복지사가 유일한 전문 인력으로 간과하는 현상이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지원 전문 인력은 사회복지사보다 오히려 재활상담사와 치료사, 인권 관련 인력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고 또한 요구받고 있다. 또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조직의 리더들은 발달장애에 대한 남다른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장은 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이 책은 그동안 신체장애와 감각장애 중심으로 논의되고 이슈화되었던 상황을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시대적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1988년 대구대학교에 재활과학대학과 직업재활학과를 설치하여 재활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시작한 이후 27년이 된 시점과 저자가 1985년 현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1999년 대학에 와서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간하게 되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전문가, 학생, 후견인, 가족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 집단들에게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가는 과정에서 유익한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항상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강위영 명예교수님과 집필과정에서 여러 도움을 준 공동 집필자인 장훈석, 전미리, 박용원, 정지은 박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끝으로 이 책이 출간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정민사 박세원 대표와 직원 여러분 그리고 저와 함께 늘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제자 모임인 운암회(雲巖會)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5년 8월
많은 이야기와 추억이 서려 있는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에서
대표저자 雲巖 나운환
목차
PART 01 발달장애의 이해
Chapter 01 발달장애의 이해
1. 장애 관점의 변화와 발달장애
2. 발달장애의 정의
Chapter 02 발달장애와 낙인
1. 낙인의 개념적 정의
2. 낙인의 과정
3. 발달장애인의 낙인경험
4. 발달장애의 진단 이슈
Chapter 03 발달장애의 탈시설화와 지역사회 통합
1. 탈시설화
2. 사회통합
Chapter 04 발달장애와 비용
1. 직접비용
2. 간접비용
Chapter 05 발달장애와 자기결정
1. 자기결정과 선택
2. 자기결정 지원체계
3. 자기결정 지원을 위한 외국 사례
PART 02 발달장애의 공감
Chapter 06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정책 이슈
1. 발달장애인의 기본권
2. 발달장애의 권리와 정책 이슈
Chapter 07 발달장애인의 진로와 전환과정
1. 수퍼의 진로발달 단계
2. 발달장애의 일과 건강복지모델
3. 전환과정
Chapter 08 발달장애인의 직업재활과 고용
1. 발달장애인에게 직업의 중요성
2. 발달장애인의 직업적 특성
3. 발달장애인의 직업재활과 고용과정
4. 발달장애를 고용하는 기업 사례
Chapter 09 발달장애와 성 이슈
1. 성에 대한 관점
2. 발달장애의 성 이슈
3. 발달장애인의 성 상담과 교육
Chapter 10 발달장애인을 위한 재활서비스
1. 신체기능 손상 예방과 회복을 위한 서비스
2. 지역사회 참여 지원을 위한 서비스
Chapter 11 발달장애의 고령과 죽음
1. 발달장애의 조기 고령 특성
2. 고령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서비스
3. 발달장애인의 임종
Chapter 12 발달장애 전문 인력과 리더십
1. 발달장애 관련 전문 인력
2. 발달장애 조직의 리더십
저자소개
나운환(羅雲煥)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 직업재활학과 교수로 대구대학교와 단국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광운대학교에서 행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는 장애인복지개론(1997), 복지정보체계론(1998), 직업재활개론(2001, 2009), 장애학과 재활상담(2008, 2023), 재활상담과 사례관리(2008), 직무개발과 배치(2019), 장애 정책의 이해(2019), 재활행정(2014, 2024), 직업재활시설론(2014)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장애인의 성과 결혼(1994)이 있다. 주요 활동으로 는 한국직업재활사협회장, 한국직업재활학회 회장,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부회장, 한국장애인재활상담사협회 명예회장과 총리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위원회,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의 공기업 이사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 영역은 직업재활, 재활정책, 장애학, 정보격차 등이다.
장훈석(張熏奭)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 직업재활학과 겸임교수, 대구사이버대학교 재활상담학과 겸임교수로, 대구대학교에서 직업재활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는 장애인재활시설론(2020)이 있다. 현재 장애인직업재활시설 한창을 운영 중이며, 대구직업재활협회 회장, 한국장애인재활상담사협회 이사, 사회복지법인 전영 이사, 국제재활협회 한국위원회 직업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 영역은 직업재활, 직업재활시설, 발달장애, 리더십 등이다.
전미리(全美利)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임평가사로 대구대학교에서 직업재활을 전공하고 동대학원 직업재활전공 석사 및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주요 저서는 직업평가(2022)가 있으며 직업능력평가 분야 개발 도구로는 척수손상장애인 직업능력평가도구(VACT-SC, 2021), HFT(Hand Function Test) 손기능검사(2023)가 있다. 현재 대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단국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 영역은 직업재활, 직업능력평가, 정신장애 재활 등이다.
박용원(朴容源)
사단법인 발달장애인자립지원협회 이사장 및 대구대학교 재활상담학과 겸임교수로 대구대학교에서 직업재활을 전공하여 학ㆍ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특수교육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실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자립요인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전환교육, 장애인 이동권 등이다. 주요 활동으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조정위원,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복지위원, 지역사회 재활기관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관심 영역은 직업재활, 재활프로그램, 장애인 인권 등이다.
정지은(鄭知恩)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이학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실적으로 중증장애인직업재활 지원사업 유형 개편 공동 연구 및 다수의 연구 경험이 있으며, 현재 대구대학교, 대구사이버대학교의 비전임교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 영역은 직업재활, 발달장애, 재활사례 관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