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교실 내에는 비슷한 월령의 영유아라도 다양한 기질과 발달수준, 흥미, 준비도를 가진 영유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사이즈로 규격화된 옷이 모든 영유아에게 맞을 수 없는 것처럼 영유아교육기관의 교육도 개별 영유아의 타고난 기질을 고려하여, 저마다의 잠재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건강하고 적절한 교육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영유아는 ‘놀이’를 통해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고 내면의 심리 상태를 표출하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창조적으로 소통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놀이야말로 영 유아의 정서적·지적·사회적 발달을 촉진하는 ‘핵심적 매개’가 됩니다. 따라서 그 동안 국내외의 많은 학자는 어린 시절의 놀이경험이 이후의 건강하고 성공적인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학자별로 놀이이론에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영유아의 ‘자발적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놀이의 중요성이 폭넓게 공감되고 있는데, 개별 영유아들이 필요로 하는 놀 이 역시 동일할까요? 영유아들은 타고난 기질과 배경, 흥미, 준비도와 놀이상황에 따라 필요로 하는 놀이에 차이가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이고 틀에 박힌 상호작용 방식은 각 영유아가 필요로 하는 정서와 사회성, 인지발달을 독려하지 못합니다. 그리 고 영유아기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교육자가 공감하지만, 실제로 어떤 놀이가 해당 영유아의 발달에 적합한지와 상황에 따라 어떤 놀이개입이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현저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저는 기초교육이 발달한 나라 러시아에서 9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면서 그들의 특별한 교육철학과 교육방식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러시아는 구소련시대부터 여성 의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어린 영유아들을 돌보는 영유아 교육시설의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일찍이 부모를 떠나 교육기관에 맡겨진 영유아들 이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인지적·사회적 발달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기 위해 ‘정서 적 발달의 토대 위에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교수학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교육기관에서는 본격적인 교육에 앞서 교수자와 영유아 간에 정서적·인지 적 ‘상호 교감’을 촉진하는 교수학적 놀이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성공적인 정서적· 인지적 상호작용의 경험이야말로 영유아의 모든 성장·발달의 기반이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는 혼자만의 놀이를 넘어 또래, 주위 사람들과의 놀이활동을 통해 즐거운 정서적 교감 및 공유된 사고경험이 곧 성공적인 사회·문화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토대가 됨을 강조했던 비고츠키의 교육철학이 교육현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교육기관에 입소하는 영유아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가정이 증가하면서, 영유아교육기관의 교사들에게 영유아들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잘 맺고 건강한 자아 형성과 인지, 사회성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전문적 놀이지도 역량이 더욱 필요해졌습니다. 이에 저는 러시아의 교수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국가수준의 영유아 교육과정과 연계해 ‘조율놀이’를 창안하였습니다.

  조율놀이(tuning play)는 오케스트라가 연주에 앞서 서로 악기들의 음높이를 맞추는 것처럼 교수자와의 ‘정서적·인지적’ 조율을 촉진하는 놀이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오케스트라는 연주에 앞서 여러 악기의 음높이를 서로 조율하는 행위를 하는 데, 교육 이전에 사람과 사람 간에도 ‘조율’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조율이 안 된 악기를 연주하면 불협화음이 생겨 함께 연주하기 싫어지고 연주결과 도 좋지 않습니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 교사와 영유아, 영유아와 영유아들 상호 간 에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성급하게 교육(학습)에 돌입하면 그 효과가 훨씬 감소 할 뿐만 아니라, 자칫 큰 부적응문제까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기질, 욕 구, 성장배경과 경험에 차이가 있는 영유아들이 한 교실에서 조율이 안 된 악기처럼 제각각으로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다면 편안하고 소통적인 놀이로 확장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학습활동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저는 그 무엇보다도 교수자에게 영유아들의 정서적·인지적 조율을 촉진하는 놀이지 도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동안 영유아의 건강한 놀이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교재가 출간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교재는 자유선택활동을 중심으로 한 놀이지도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놀이시간뿐만이 아닌 수업활동에서도 ‘놀이에 기반을 둔 개별 영유아의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접근으로 정서적·인지적 조율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놀이지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강의교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영유아교사 또는 예비교사, 놀이심리상담사 와 학부모들이 영유아의 개별적 놀이개입 요구를 파악하여 교수자와 영유아, 영유아와 영유아들 간에 살아 있는 상호작용을 활발히 시도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조율’을 촉진하는 창의적 놀이지도를 위해 최신의 놀이지도 이론과 조율놀이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과 지원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영유아들의 놀이를 관찰하고 자료 수집에 도움을 준 숭실대학교 부설어린이집의 지나영 원장님, 시흥시 군자유치원의 이혜경 원장님, 부천시 세움어린이집의 박삼식 원장님, 개별 영유아의 놀이관찰 사례를 제공해 준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의 제자 위성효, 권민정, 이선영 선생님과 든든한 튜닝플레이연구소의 연구원들, 조율놀이 중점교육 기관의 원장님들과 선생님들, 긴 시간 동안 원고를 기다려 주고 좋은 책으로 다듬어 질 수 있도록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정민사 임직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늘 언약의 말씀으로 인도해 주신 목사님과 기도의 동역자들, 연구자의 본이 되어 주신 이경화 교수님과 조형숙 교수님,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이기성 원장님과 교수님들, 사랑하는 제자들, GFCE 이사님들, 그리운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으로 용기를 북돋아주었던 가족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8년 2월
영유아들과의 행복한 튜닝을 기원하며
태진미

목차

Ⅰ. 놀이지도 이론
CHAPTER 01 놀이의 이해
  1 놀이의 개념
  2 놀이의 특성
  3 놀이의 기능
CHAPTER 02 놀이이론
  1 고전적 놀이이론
  2 현대적 놀이이론
  3 놀이치료이론
CHAPTER 03 영유아발달과 놀이
  1 연령별 발달과 놀이의 특징
  2 유형별 놀이의 발달단계
CHAPTER 04 놀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효과
  1 놀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2 놀이가 영유아발달에 미치는 효과
CHAPTER 05 놀잇감과 놀이환경의 구성
  1 놀잇감
  2 실내 놀이환경
  3 실외 놀이환경
CHAPTER 06 자유선택활동의 구성
  1 자유선택활동의 의의
  2 자유선택활동의 계획
  3 자유선택활동시간의 운영
CHAPTER 07 교사의 역할
  1 놀이지도자로서의 교사
  2 놀이 촉진을 위한 교사의 역할

Ⅱ. 놀이지도의 실제
CHAPTER 08 영역별 영아 놀이지도의 실제
  1 신체영역
  2 언어영역
  3 감각·탐색영역
  4 미술영역
  5 음률영역
  6 역할놀이 및 쌓기놀이영역
  7 바깥놀이
CHAPTER 09 영역별 유아 놀이지도의 실제
  1 언어영역
  2 미술영역
  3 음률영역
  4 수·조작영역
  5 과학영역
  6 역할놀이영역
  7 쌓기놀이영역
  8 바깥놀이
CHAPTER 10 조율놀이와 영유아 수업
  1 영유아 수업활동과 조율놀이
  2 조율놀이의 원리와 적용
CHAPTER 11 조율놀이 기반 영유아 수업 사례
  1 조율놀이 기반 영아 수업
  2 조율놀이 기반 유아 수업
  3 월별 조율놀이 수업지도안
CHAPTER 12 놀이평가와 활용
  1 영유아와 교사의 기질 적합성 평가
  2 유아 놀이척도
  3 영유아 선호도 관찰도구
  4 교사를 위한 자기점검척도
  5 평가 및 지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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