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수학은 나에게 수식이나 계산 이상이다. 지금은 함께하지 못하시는 친정아버지의 사랑과 정이 담겨 있다. 경제학을 전공하셨지만 수학교사가 꿈이셨던 분이라 그런지 어린 시절부터 재미있는 퀴즈로 수학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수학과의 만남은 즐거움과 따뜻함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수학을 좋아했다. 잘한다기보다 좋아했다. 그런데도 대학은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했다. 물론 유아들을 사랑했고, 그들을 가르치고 싶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수학을 남들이 인정해 주는 방식, 즉 정석에서 제시하는 방법대로 풀지 않은 습관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아수학교육을 연구하면서 수학이란 다양한 해결방법을 가질 수 있으며, 그 속에서 논리적 사고와 수와 공간에 대한 감각을 키워나가는 학문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학에 대한 나의 즐거운 추억과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신념을 많은 유아에게도 심어 주고 싶다. 그러나 수학은 몇몇 유아들만 할 수 있고, 유아기에 수학을 논한다는 것은 발달에 적합하지 못한 것처럼 생각되고 있다. 유아교육에서 추구하는 통합교육은 유아들에게 적합하고 바람직한 교육방법이다. 그러나 통합교육을 강조하는 유아교육의 풍조 속에서 개별 교과의 교육내용이나 독특한 교수방법의 개발이 등한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NAEYC와 NCTM(2002)의 지적처럼 초등 이상의 교육에서는 수학교육에 흥미를 불어넣는 데 실패했다면, 유아기에는 수학교육 자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유아에게는 놀이와 자유로운 탐색이 중요하다. 이것은 무엇보다 지켜져야 할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원칙과 통합교육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유아들의 수학적 탐색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러한 고민은 박사과정을 지내며 계속되었고, 학위논문의 주제가 되었다.
학위논문을 위한 문헌 검토과정에서 수많은 책을 접하며 이 책도 만나게 되었다. 어떤 책일지 내용에 대한 확신도 없이 제목과 간단한 소개 글만 보고 Amazon을 통해 구입했다. 이런 식으로 책을 구하면 정작 책의 내용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책 속에서 만난 유아들의 수학적 능력, 수학활동에 대한 열정과 주인의식, 유아들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도전을 제공하는 교사의 교수방법, 유아교사라면 누구나 경험할만한 교수 상황의 딜레마와 그 해결책들, 때로는 자신의 의사결정이 ‘지구를 흔들지 않는다’는 교사의 배짱까지 모두 내가 찾던 바로 그것이었다.
수학교육에 관련된 강의를 하며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를 요약하여 설명해 봤지만 말주변이 부족해서인지 책을 읽을 때 받은 감동이 잘 전해지지 못하는 것 같아 갑갑함을 느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예비교사와 현장의 교사들이 이 책이 전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고민 끝에 번역에 임하게 되었다. 원문의 의미와 감동을 전하지 못할까 망설였지만 2004년 번역서를 출간했고, 그동안 많은 예비 유아교사와 유아교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번역서를 출간한 후 시간이 갈수록 번역서의 한계를 실감하게 되었고, 여러 차례 수정을 계획했지만 원저가 개정된 것도 아닌데 수정하여 재출간한다는 것이 석연치 않아 계속 머뭇거렸다. 또한, 수정판을 낸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불편한 부분이 많다. 의미 전달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최대한 수정하고자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끄러운 마음은 뒤로 하고 더 많은 예비 유아교사와 유아교사들이 수학과 수학교육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열정을 갖는데 기여하고자 오랜 나의 숙제였던 수정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을 번역하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다. 먼저 나에게 수학에 대한 기쁨과 사랑을 남겨 주고 가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유아기에 과연 ‘수학이라는 교과를 꼭 교육해야 하는가?’ 하는 반문으로 ‘수학이 무엇인가?’, ‘유아수학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하는 교육의 당위성에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도교수 박찬옥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교열과 교정을 도와준 박성희 선생과 권민지 양도 고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간을 맡아 주신 정민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2016. 5.
옮긴이

목차

옮긴이 글
서문
감사의 글
이 책에 대하여

chapter 1 어린이 수학자
유아의 수학 능력
교실의 특성
수학적 학습 장소인 유치원
공간과 자료들 시간 분위기
수학 능력의 발달에서 놀이의 역할
요약

chapter 2 9월－어떤 것에 더 많이 담을 수 있을까?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병과 항아리의 모양 어느 것에 더 많이 담겨?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3 10월－과자 나누기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동화 소개하기 과자 나누기 나머지 해결하기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4 11월－공평하지 않아! 너희 반이 블록을 더 많이 가졌잖아?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문제 시작하기 수세기 시작하기
수세기 마무리하기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5 12월－세모가 뭐지?
이야기 상황
수업 이야기
세모가 뭘까? 원은 무엇인가? 원에 대한 더 많은 것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6 1월－수프 속의 닭고기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자료 수집 자료 분류하기 자료를 넘어서
수업 확장하기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7 2월－하트 모양 사탕의 비밀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갈등의 발생 공격받는 레베카 임시 해결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8 3월－원장 선생님의 목표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목표 제시 패턴과 예상하기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문제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9 4월－아론과 탑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아론의 말 몇 개의 컵이 필요할까? 천장의 높이는?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10 5월－버스 회사 사장님께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유아들은 모두 몇 명일까? 보호자는 몇 명이나 필요할까?
모두 몇 명일까? 버스 한 대에 몇 명이 탈 수 있어요?
되돌아보기
수학에 대하여

chapter 11 6월－측정 테이블의 재방문
이야기의 맥락
수업 이야기
기억 공유하기 순서 짓기 해결책 검토하기
되돌아보기 177
수학에 대하여

저자 소개

■ 안젤라 앤드루스(Angela andrews)

안젤라 앤드루스(Angela andrews)는 유치원에서 25년 이상 유아들과 보내왔다. 1990년에는 Presidential Award for Excellence in Mathematics Teaching을 받았다. 2000년에 발행된 NCTM의 학교수학을 위한 원리와 기준에서 유아(pre-k)에서 2학년까지의 집필진 중 한 명이었다.

■ 폴 트라프튼(Paul Trafton)

폴 트라프튼(Paul Trafton)은 University of Northern Iowa의 수학과 교수로, Learning Through Problems：Number Sense and Computational Strategies(Heinemann, 1999)의 공동저자이다. 유아들의 수학적 추론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으며 NCTM의 학교 수학을 위한 교육과정과 평가 기준(1989)에서 유아(k)에서 4학년까지를 위한 집필진의 팀장이었다.


옮긴이 소개

■ 한 종 화
한종화는 중앙대학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잠원유치원, 자인유치원에서 교사로, (사)새세대육영회(구 한국어린이육영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탐구중심 유아수학교육 프로그램의 구성 및 적용 효과라는 논문으로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앙대학교,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숭의여대 등에서 시간강의를 했다. 2005년부터 강릉원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12년에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 방문교수로 다녀왔으며, 현재 강릉원주대학교부설유치원 원장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