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 유아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이론적 토대

본 저서는 선진 산업 사회, 즉 정보 사회에서 지식 중심의 교육, 이성 중심의 교육이 안고 있는 한계들을 극복할 새로운 교육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서 쓰여진 것이다. 이 책의 가설은, 프랑스의 현대 포스트구조주의 철학자인 리요따르가 언급하고 있듯이, 지식의 위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과 아울러 감성과 다양성의 위상 역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창한 이념이 지배하던 모던적 시대에서 작은 이야기들과 개별자들이 중요시되는 포스트모던적 시대로 이행하면서 교육계의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모던적 사회에 부합하는 교육이론 위에 교육실제가 설계되었듯이, 이제 포스트모던적 상황에 적합한 교육목적,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제도 및 기구 등의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을 향한 항해에서 무엇보다도 교육의 기초이자 중심에 예술교육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 본 저서가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이야말로 인간의 전인적 잠재력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예술교육은 인간 안에 잠재된 능력과 적성 등을 심미적 표현을 통해 끌어낼 뿐만 아니라 감수성을 세련되게 함으로써 대자적 관계와 대타적 관계를 새롭게 정립함으로써 경쟁과 다툼의 학습에서 협동과 공동의 학습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감능력을 키움으로써 타자에 대한 존중 및 배려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1980년대 이후이다. 이러한 현상의 도래는 산업구조와 생활구조의 변화로 인하여 성인들의 사회참여가 확대되면서 부모의 역할과 삶의 리듬이 변화된 데서 연유한다. 부모의 관심과 지지를 받으며 맘껏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낯선 교육기관에서 일상을 보내는 유아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는 교육에 앞서서 거쳐야 할 중요한 관문임에 틀림없다. 조 킨젤로(Jo Kincheloe, 1998)가 “유아교육의 문맥에서 유아가 된다는 포스트모던적 경험은 문화적 지진a cultural earthquake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하듯이, 유아가 되는 경험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으며, 모든 유아가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지진’은 물론 유아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촉구한다. 사실 유아들은 새로운 또래들과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쓰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다면 유아들은 어떻게 새로운 환경과 또래관계에 적응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아들은 낯선 외적 환경과 상황에 놀랍게도 유효적절하게 적응한다. 그렇다면 유아들의 이러한 적응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유아들 간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유아들은 놀이 상황에서 언어, 움직임, 흥얼거리는 노래, 거침없이 그려나가는 그림, 공예활동 등으로 그들만의 소통의 방식과 규칙 그리고 약속을 만들어 가는데, 바로 이러한 놀이문화와 미적 체험을 통해서 타자 및 상황들과 관계를 맺어가게 된다. 이와 같이 예술은 유아들로 하여금 타자 및 세상과 접촉하고 이해하게 해주는 매체가 된다고 하겠다.

문예비평가이자 예술비평가이며 예술교육론자이기도 한 리드(H. Read)는 이러한 입장에서 예술과 교육을 연계시키면서 예술교육의 함의를 설파한다. 그는 먼저 예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예술은 인간생활의 유기적 과정의 일부이며 미를 형성하려는 의지와 감정의 한 표현이다. 미는 예술의 본질로 인간의 성향을 정화시키고 감정을 고무시키는 문화가치이다.” 이어서 그는 예술에 대한 이러한 정의에 입각하여 교육의 목적과 예술교육의 목적을 연결시키면서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성향을 조화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함으로 볼 때, 예술교육의 목적은 개인과 사회 이상에 합치하는 유기적 통일과 조화를 이루는 인간상을 형성하는 것이다.” 개인과 사회의 조화라는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간의 협력이나 조화보다는 경쟁을 부추기는 기존의 지식중심의 교육 또는 과학만능주의를 지양하고, 양자 사이의 조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예술적 정신과 인간의 형성을 위한 예술을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 예술은 유아들의 원만한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는 유아들의 공격본능과 파괴충동을 예술의 창조적 표현을 통해서 발산하게 함으로써 순화시킬 수 있고, 미적 향수과정, 즉 공감과 감정이입을 통하여 유아들 상호 간 이해와 조화가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즉 예술은 유아들의 본능과 경향성을 이끌어 줄 뿐만 아니라 유아들에게서 공감을 이끌어 내게 하여 유아들의 상호이해와 상호협력을 통한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아예술교육의 과제는 유아들이 욕구를 창조적으로 표현하고 미적 향수 과정을 통하여 이성과 감정이 적절히 조화된 인간으로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견인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본서는 예술교육의 본질과 의미, 예술교육의 필요론과 불필요론, 예술교육의 목적과 효용성, 세계 여러 나라와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의 실태, 예술교육의 정당성 등에 대해 탐색함으로써 21세기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에 적합한 유아예술교육론의 방향성을 개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 중략 -

문화예술교육의 시대에 이러한 유아예술교육론의 탐구는 유아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아교육현장에서 예술교육은 이제 ‘필요하다 vs 필요하지 않다’ 사이의 논쟁을 넘어 이 시대의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열어줄 포스트모던적 교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되고 또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창의융합교육의 근간이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본 저서는 단순히 유아들에게 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논의하는 차원을 넘어서 구체적으로 예술교육이 유아들에게 끼치는 내밀한 영향을 보여주고자 했다. 예술교육이 강조하는 바 창의성교육, 전인적 인격교육 등은 유아교육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예술교육의 결과가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심도 있는 탐색으로 예술교육을 통한 유아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할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예술교육의 본질과 의미

1. 예술의 기원

2. 예술의 본질

3. 예술의 의미

4. 예술교육의 의미

제2장 예술교육: 필요 없다 vs 필요하다

1. 예술교육은 필요하지 않다

2. 예술교육은 필요하다

3. 교육 내 예술의 사례들

제3장 예술교육의 목적과 효용성

1. 예술교육의 목적

2. 예술교육의 효용성

제4장 세계 여러 나라와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의 실태

1.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예술교육의 실태와 효과

2.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교육의 실태와 효과

제5장 예술교육의 정당성

1. 예술의 인지적 기능

2. 예술의 통합적 기능

3. 창의성의 원천

4. 전인적 인격교육

제6장 예술교육의 발전방향

참고문헌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