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졸저 『사회복지의 사상과 역사: 마녀재판에서 복지국가의 선택까지』가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났다. 이 책은 사회복지발전이 사회경제정치적 요인과 더불어 사상적 요인 등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해 온 과정이라는 사실을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기술한 책이었고, 사회복지의 역사와 사상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서의 성격을 띠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13쇄가 발간되었다고 하니 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신 셈이다. 감사한 일이다.
원래 연구자로서의 첫 연구주제가 영국의 페비안사회주의였던 관계로 나는 사상사에 비교적 큰 관심을 가졌고, 자연스럽게 서구복지국가의 사회복지사상을 중심으로 연구를 행해 왔다. 그런데 13~4년 전부터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사회정책을 새로운 연구주제로 삼으면서 ‘동아시아적인 것’그리고 ‘한국적인 것’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한 관심은 나부터가 사회복지역사연구를 서구 중심으로 행해 온 것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그래서 관심은 나부터가 사회복지역사연구를 서구 중심으로 행해 온 것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그래서 한국의 사회복지역사를 정리하게 되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복지역사 연구]라는 연구서를 추간하게 되었다. 그러한 연구를 통하여 절감한 것은 한국의 사회복지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서구사회복지발전의 특징이 보다 명확해진다는 점, 그리고 한국의 사회복지역사는 서구복지국가의 역사의 고찰이 병행될 때 비로소 그 독자성이 명확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사회복지역사와 사상은 비교적 관점에서 고찰할 때 가장 깊이 이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사회복지학도를 위하여 서구복지국가의 발달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복지 역사를 쉽게 그리고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을 구상하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러한 구상의 결실이다. 사실 나는 깊이 있는 연구서가 교재용의 개론서보다 더 이해하기 쉽다고 느끼는 적이 많은데, 그것은 전문서가 표면적인 현상의 소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현상을 가져오는 사회경제정치적 배경에 관한 깊은 학문적 통찰에 근거하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본다. 깊이 있는 논의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인식이며, 내용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내용이 깊이 없는 것이거나 혹은 깊은 연구에 바탕을 두지 않은 경우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한국의 서점에 들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개론서 혹은 교재용의 책이란 관련 내용의 요점을 정리한 것이라는 정도의 안이한 인식을 가진 저자가 적지 않은 풍토가 있다는 것, 누가 누구의 연구를 훔치는 것인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정도로 이루어지는 표절 현상이 널리 퍼져 있다는 것, 출처를 알 수 없는 내용이 무분별하게 인용되어 결과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적지 않게 출간되고 있는데, 그것은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할 반학문적인 풍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서양의 사회복지역사서가 독자에게 비교적 쉽게 이해되는 것은 서구의 역사저술가들이 기본적으로 그 사회의 경제사적인 이해의 바탕 위에서 사회복지역사를 저술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단순한 제도의 소개가 아니라, 그러한 제도를 가져오게 하는 사회경제적 기반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이해가 쉬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들되 사회복지발전의 배경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논의를 병행하는 것을 집필의 방침으로 삼았다.
이 책은 사회복지역사의 연구방법에 관한 부분, 서구복지국가의 발전 부분, 그리고 한국사회복지발전 부분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연구방법의 부분과 서구복지국가발전 부분은 앞서 언급한 나의 저서 내용을 절반 정도의 수준으로 줄이면서 필요한 내용을 보충하고 삽입하는 형태로 채워졌다. 제도의 소개 부분은 되도록 과감하게 줄인 반면, 그 배경이나 사상에 관해서는 비교적 충실하게 살려 놓았다. 그리고 이미 일반화된 내용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그 출전을 생략하여 많은 참고문헌을 줄였다. 한편, 한국사회복지발전 부분은 『한국사회복지역사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의 사회복지역사에 있어서도 경제사적인 지식의 바탕 위에서 기술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사회복지제도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배경의 설명에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다.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는 특히 양서원 편집부 관계자의 노고가 컸다. 수차례의 내용 수정이 이루어졌음에도 그때그때 적절하게 대응해 주셔서 이렇게 책으로 발간하게 됨에 특별히 감사를 표하고 싶다.

2013년 8월 교토에서 저자

목차

제1편 사회복지역사 연구의 의의와 방법
제1장 사회복지의 개념과 가치 - 역사적 관점
1.사회복지의 개념과 구성요소 / 2.사회복지의 제도적 범위와 사회보장과의 관계 / 3.사회복지의 가치

제2장 사회복지사상과 역사의 연구방법
1.사회복지사상과 역사 연구의 기본적 시각 / 2.사회복지사상과 역사 연구의 의의와 방법 / 3.본 연구의 사회복지역사 연구방법

제2편 서구의 사회복지발전
제 1 부 국가개입의 시작 - 구빈법의 시대

제3장 사회복지 이전의 시대
1.개념과 시대구분 / 2.배경: 봉건제도의 붕괴 / 3.빈민에 대한 대처방식 / 4.시대적 특성

제4장 구빈법의 성립 - 소극적 국가개입
1.소극적 국가개입의 의미와 시대구분 / 2.사호, 경제, 사상적 배경 / 3.사회복지의 내용 / 4.사회복지의 내용

제5장 신구빈법 - 억제정책의 전개
1.억제정책의 개념과 시대구분 / 2.사회, 경제, 사상적 배경 / 3.내용과 특징 / 4.억제정책 전개기의 특징

제 2 부 대전환의 시대 - 자유방임에서 국가개입으로

제6장 김간사회복지의 출현 - COS와 인보관운동
1.무엇을 민간사회복지의 출현으로 볼 것인가 / 2.배경 / 3.자선조직협회의 활동 / 4.인보관운동 / 5.민간사회복지 탄생기의 의의와 특징

제7장 대전화의 시대 - 빈곤조사와 공장법
1.의미와 시대구분 / 2.배경 / 3.빈곤조사 / 4.사회개혁의 첫 시도: 공장법 / 5.공공근로사업의 출현 / 6.대전환기의 특징

제8장 대전환의 전장(戰場) - 1905~1909년의 왕립구빈법위원회
1.의미와 시대구분 / 2.페비아협회의 사상과 웹 부처 / 3.다수파 보고서 / 4.소수파 보고서 / 5.양 보고서의 귀결

제 3 부 사회보장과 복지국가 - 복지국가의 성립 재편 선택

제9장 사회보험 탄생의 두 개의 길 - 독일과 영국의 비교
1.의미와 시대구분 / 2.배경 / 3.독일 비스마르크 사회보험입법 / 4.영국 자유개량입법 / 5.사회보험 탄생기의 특징

제10장 사회보장의 성립과 세 개의 전형 - 소비에트, 미국, 영국
1.의미와 시대구분 / 2.배경 / 3.사회보장의 출현 / 4.베버리지 보고서와 복지국가의 성립 / 5.복지국가 성립기의 특징

제11장 복지국가의 확충
1.의미와 시대구분 / 2.배경 / 3.복지국가 확충의 내용 / 4.복지국가 확충기의 특징

제12장 복지국가의 재편과 선택 - 복지국가를 둘러싼 공방
1.의미와 시대구분 / 2.배경: 복지국가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 / 3.복지국가에 대한 사상적 도전과 그 영향 / 4.복지국가 재편의 내용: 민영화를 중심으로 / 5.새로운 사회복지환경과 복지국가의 선택

제 3 편 한국의 사회복지발전
제13장 사회복지발전의 국제적 요인과 한국문화
1.사회복지발전의 국제적 요인 / 2.한국사회복지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특성

제14장 근대 이전 사회복지제도와 그 성격
1.고대사회복지연구의 성격과 선행 / 2.중요한 복지제도들 / 3.환곡제도의 운영과 그 성격 / 4.고대의 사회복지제도에 관련된 문제제기

제15장 일제식민시대의 사회복지
1.식민지 시기를 전후한 제도의 연속성과 단절성 / 2.전통적 빈곤문제의 심화 / 3.식민통치와 사회복지사업의 시작 / 4.구빈행정과 공사관계 / 5.일제시대의 유산

제16장 미군정기, 한국전쟁과 사회복지
1.시대적 배경과 사회문제 / 2.미군정기 점령정책의 기조 / 3.사회복지의 내용 / 4.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한국전쟁 / 5.사회복지발전의 특징

제17장 1960년대 이후의 사회복지발전
1.권위주의 시대의 사회복지 / 2.민주정부하의 사회복지발전 / 3.경제위기 이후의 사회복지발전

저자 소개

■ 박 광 준(朴光駿)(everpines@naver.com)

1958년 통영 출생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및 동대학원을 수료
1987년부터 3년간 일본정부초청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본 佛敎大學(Bukkyo University)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1990년 3월 사회학박사)
1990년부터 2002년까지 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2년도부터 현재 佛敎大學 사회복지학부 교수
2008년도 중국사회과학원 객좌교수
전공은 사회복지사상. 최근 10여 년간의 연구주제는 동아시아사외정책 비교연구 및 동아시아의 문화, 종교와 사회복지사상

【저서】
『페비안사회주의와 복지국가의 형성』(대학출판사, 1990)
『사회복지의 사상과 역사』(양서원, 2002)
『붓다의 삶과 사회복지』(한길사, 2010)

【기타】
한국사회정책학회, 일본사회정책학회, 중국사회과학원의 학술논문지 등에 발표한 논문들